[공동성명서] 국토 파먹는 일에 여야가 따로 없다

활동소식 2024. 1. 25. 11:37 Posted by 세금도둑잡아라

국토 파먹는 일에 여야가 따로 없다
- 광주대구 고속철도 특별법 법사위 통과 비판 성명

결국, 광주대구 고속철도 예비타당성 면제 특별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오늘 25일 본회의에서 해당 법안은 최종 통과될 것으로 예측된다. 공동 발의에 참여한 기득권 양당 261명, 그 수 만큼의 속도로 파국을 향한 질주가 시작된다. 수십조 사업비 투입으로 인한 막대한 재정낭비, 국토 생태계 훼손으로 인한 기후위기 가속화라는 지옥문이 열리게 되었다. 

지역균형 발전이라는 명분 삼아, 지방에 기간시설을 설치하는 것을 경제성만으로 논할 수 없어 예비타당성 면제가 필수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예비타당성 평가가 단지 경제성만을 따지는 것은 아니다. 경제성으로 환원할 수 없는 사안이 있기 때문에 정책성 평가도 진행한다. 막대한 재정이 소요되는 만큼 사업의 타당성 전반을 따지는 것은 인구 감소가 시작되어 국가와 지방의 재정 감소로 접어들 현재에 꼭 필요한 절차라 할 수 있다. 

정말 필요한 사업인지를 따지는 절차를 생략하는 것 자체가 광주 대구 고속철도 사업이 사실상 명확한 미래 전망이나 특별한 사회적 목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이제 우리 사회는 인구 감소의 시대에 접어들었고, 기후위기라는 생태적 파국에 전력을 다해야하는 책임을 마주하고 있다. 투입되는 사업비와 사업의 규모에 비해 과거처럼 대형 토목건설 사업이 목표한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이 사업이 과연 인구감소 시대에 부합하며, 기후위기 대응에 기여하는 것인가. 

수도권 일극체제에 대한 대항은 먼저 수도권 집중화에 대한 직접적인 견제다. 김포-서울 통합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의제를 제시한 여당, 이에 대한 적절한 비판을 제때 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한 기득권 야당 모두 우리 사회가 당면한 거대한 변화에 걸맞는 정치를 보여주지 못했다. 한 치 앞만 보며 권력만 구걸하는 기득권 정치로 시대와 호흡하지 못하면서, 균형발전이니, 수도권 일극체제에 대한 대안이니 떠들어 대는 모습은 앞뒤가 맞지 않다. 

노선별 특별법에 대한 빗발치는 요구, 막대한 재정낭비, 국토 난개발로 인한 생태파괴, 노선의 만성적자. 광주대구 간 고속철도가 밟아갈 단계다. 기후위기와 인구감소 시대에 더 절실하게, 더 과감하게 써야할 곳에 재정을 투입해도 모자란데, 수십조원의 국가재정을, 탄소흡수원을 막대하게 파괴하면서 굳이 고속철도를 건설하겠다는 여야의 망국을 향한 몸부림은 정치혐오를 불러일으킨다. 최대한 많은 유권자들이 투표장을 나오지 않도록 해 고정된 지지층의 결집만으로 권력을 유지하겠다는 나름의 선거 전략일 수도 있겠다. 결국, 시대의 과제를 감당하지 못하고 과거의 사고에 매인 정치 지체 현상을 지켜봐야 하는 것은 국민의 몫이다.

나라 망치는 일들은 단지 광주대구 간 고속철도 사업 뿐은 아니다. 그러나 파국의 지름길로 가는 가장 짙은 징후라는 점은 분명하다. 인구감소와 기후위기 시대의 한 복판에서 파국의 문을 열어 젖힌 기득권 양당정치와 261명을 곱씹어 규탄한다. 

2024.01.25
지리산생명연대·공익재정연구소·세금도둑잡아라